환경
인간발달은 매우 광범위한데 보통 크게 신체, 인지, 사회정서발달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신체발달은 인간 신체의 성장과 변화 및 신체기능의 변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과정입니다. 이 영역에서는 신체 크기, 각 부분의 비율, 외모, 운동능력과 지각능력, 생리학적 변화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신체의 건강과 질병, 영양 관련 요인을 다루게 됩니다. 예를 들면, 출생 직후 누워만 있다가 차츰 잡고 앉을 수 있게 되고, 생후 일 년 정도가 되면 잡고 설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영아의 운동능력이 점차 발달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양육자나 보육전문가, 교육자에게 발달은 저절로 일어나는 단순한 변화가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발달을 통해 개개인이 가진 잠재력을 잘 펼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지원하여 최적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발달을 보다 잘 지원하기 위해서는 태아, 영아, 유아 나아가 인간성장의 패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제대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영유아발달에서는 인간발달에 가장 기초가 되는 태내기의 영아기 및 유아기의 성장과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 영유아 개개인의 발달적 변화를 최적화할 수 있는 바람직한 환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다음으로 인지발달은 정보를 인식하고 처리하며 지식을 습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신적 과정들과 관련됩니다. 이 영역에서는 두뇌의 기능, 지각, 기억, 학습, 사고, 언어 등의 능력과 변화에 대해 다루게 됩니다. 영아가 천장에 달린 모빌의 움직임을 주목하거나 한 두 단어로 의사를 표현하거나 유아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물건이나 도구에 관심을 보이는 행동 등은 모두 정보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정신적 과정과 관련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정서발달에는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영역에서는 정서 표현과 이해, 자기 이해, 타인에 대한 지식, 대인관계 기술, 우정, 도덕적 사고와 행동 등에서의 변화를 살펴보게 됩니다. 주양육자가 나타나면 영아가 미소를 짓는다거나 유아가 또래와 함께 그네를 타거나, 또래와 장난감을 놓고 서로 가지고 놀고자 힘겨루기를 하는 행동 등은 모두 사회정서발달을 반영하는 행동인 것입니다.
발달은 여러 영역이 동시에 복잡하게 작용하는 다 측면적 과정입니다. 신체, 인지, 사회정서발달의 과정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됩니다. 개인의 발달은 이들 과정이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혼자서 앉고 서고 걷는 운동능력의 변화는 신체발달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런 신체발달의 변화는 영아가 자신의 환경을 한층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하며, 영아 자신이 선호하는 양육자에게 먼저 다가가 상호작용을 시도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인지발달과 사회정서발달을 지원하고 촉진시켜 줍니다. 따라서 영유아의 신체, 인지, 사회정서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과 이해, 영역 간의 연관성 등을 바탕으로 영유아발달을 통합적이고 전인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영유아기 발달 변화의 특성
첫 번째로, 발달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영유아발달에 여러 요인이 작용함은 물론이거니와 하나의 요인이 하나의 특성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타내는 여러 특성에 동시에 관여하게 됩니다. 나아가 이들 요인은 각각의 독립된 실체라기보다는 연속선상의 특성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환경이 단순히 좋은 환경이나 나쁜 환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아이도 단순히 환경에 취약하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이분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각 요인들이 어느 시기에 작용하는지에 따라서도 그로 인한 발달결과가 달라집니다. 이런 견해는 영유아의 발달상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특히 중요합니다. 아이가 보이는 문제를 단순히 유무나 몇 가지 범주로 간주하기보다는 전체적이고 복합적인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영유아의 가정환경이 한부모가정이라고 할 때, 노숙자인 10대 미혼모부터 교육 수준이 높은 30대 미망인으로 된 가정환경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의 한부모 가정이 존재하므로, 한부모가정이라는 특성이 영유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서로 연관된 다양한 특성과 능력을 가진 복잡한 실체입니다. 1960년대나 1970년대처럼 과거의 영유아발달 연구에서는 영유아의 언어, 인지, 사회정서 등 각 영역의 발달을 분리해서 다루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연구자들은 이 각각의 영역 발달은 분리된 것이 아니며 밀접하게 연관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능력과 이러한 능력이 영유아의 삶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통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언어발달은 단순히 인지적 기능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이고, 정서발달은 학습과 같은 인지발달이 기초가 됩니다.
세 번째로, 경험은 이어지는 발달 단계에 개인의 가능성을 결정하는 데 기여하게 됩니다. 인간발달의 초기 경험을 중시하는 연구자들은 영유아기의 경험이 이어지는 발달 경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즉 영유아기의 경험은 이후 적합한 또는 부적합한 발달경로를 초래하는 데 일목을 합니다. 따라서 보다 적절한 발달 경로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면 영유아기와 같이 가능한 이른 시기에 지원이나 중재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네 번째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는 스스로 문제나 상처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발달에 있어서 일시적인 부정적 환경이 늘 심각하게 장기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게 됩니다. 즉 영유아에게는 더 좋은 방향으로 자신의 발달을 수정하고자 하거나 어려움을 회복하고자 하는 자기 수정, 자기 회복의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발달단계인 전반부인 영유아 및 아동기에는 후반부보다 더 유연하게 환경에 적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섯 번째로, 아이의 개개인은 이미 다양한 개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유아 개개인의 고유 특성은 출생 전 형성되어 출생 후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즉 출생 전 유전적 요인과 태내 환경으로 개인 고유의 특성이 형성되고, 이런 특성은 출생 후 특정 환경과 상호작용 하면서 개개인의 발달차이를 심화시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유전적 요인으로 성별이나 인종 차이가 나타나고, 이러한 특성은 출생 후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 다른 예로, 어떤 영아는 열악한 환경에서보다 취약한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반면, 어떤 영아는 열악한 환경을 보다 잘 극복하는 성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런 성향은 출생 후 적응력에서 개인차를 초래하게 됩니다.
여섯 번째로, 인간의 다른 발달단계에 비해 영유아기에는 모든 발달 영역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영아기의 경우, 현저히 눈에 띄는 신체적 변화가 일어날 뿐만 아니라 영아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습득한 기술을 사용함에 있어 협응성과 의도가 증가하여, 의사소통 능력이 빠르게 변화하게 됩니다. 유아기는 영아기에 획득한 기초적인 운동, 인지, 언어능력 등을 보다 정교하게 향상하는 동시에 유아가 자율성과 주도성을 가지고 확장된 사회적 맥락에서 또래, 교사 등과 다양한 관계를 새롭게 경험하게 되는 시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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