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관계
대상이란 '주체'의 반대로 사물보다 사람 또는 사람의 부분에 더 자주 적용됩니다. 대상관계란 유아기 때 자신을 돌봐주는 양육자에 대한 이미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이 이미지는 아동이 발달하면서 개인적인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변하게 됩니다. 대상관계는 사물보다는 사람과의 관계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대상관계는 인격적 관계라는 개념을 지닙니다. 대상관계, 즉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유아가 자신의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처음으로 생겨납니다. 인생 초기의 대인관계에서 형성된 대상에 대한 이미지는 아동의 마음속에 내재화되어 타인과의 대인관계 영역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내재화된 대상은 유아의 주관적인 지각과 환상에 근거해서 발달과정 중에 형성되며 이렇게 이루어진 대상이 다시 지각, 사고, 환상 및 현재의 대상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내재화된 대상이란 각 개인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무의식적으로 상호 반응하는 존재의 근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상관계에서 '대상'이란 단순히 어떤 한 사람이나 그 사람의 경험에 대한 기억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대상은 아동의 자아 안에 있는 심리적 구조를 말합니다. 이 심리적 구조는 중요한 대상들과의 경험이 내재화된 것입니다. 대상관계에서 대상이라는 말 자체는 '외적 대상'과 '내적 대상'모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상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부분 대상과 전체 대상, 외부 대상과 내부 대상, 중간 대상의 개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부분 대상과 전체 대상
아이의 마음속에 있는 표상은 관계하고 있는 중요한 타인의 전체에 대한 것만은 아니며 그 대상의 어떤 특정한 부분에 대한 표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어머니의 젖가슴이나 손가락 같은 특정 부분이 대상이 될 때 그것을 부분 대상이라고 합니다.
표상이란 외부 세계에 대한 아동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이미지로서 아동이 세계를 이해하거나 자신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요소를 모두 포함합니다. 즉, 한 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에 외부 대상에 대해 가지게 된 의미와 이미지 또는 대상을 받아들이고 소유하는 방식을 표상이라고 합니다.
유아가 성장하면서 엄마의 손, 팔, 젖가슴, 나쁜 대상과 좋은 대상과 같은 부분 대상을 전체 대상으로 통합하는 능력을 갖는 것은 심리적 발달과 성장을 위해 중요한 과정입니다. 유아는 초기에 젖을 주는 엄마의 젖꼭지와 자신을 꾸짖는 입을 분리된 부분 대상으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갑자기 두 부분 대상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엄마라는 전체 대상에 동시에 속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유아는 무척 혼란스러워합니다. 이러한 부분 대상의 통합은 유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여서 엄마라는 전체 대상은 내게 좋은 자극을 주는 좋은 것과 나쁜 자극을 주는 것을 함께 가지고 있는 대상이라고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여 받아들일 때 성숙한 성격으로 발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로 유아는 이후 인격적인 성숙을 이루어 나갈 수 있습니다. 대상을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동시에 모두 가진 통합된 개체로 인식할 때 성숙하다고 할 수 있고 일부분만을 인식한다든지 전체에 속한 일부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분리나 흑백 논리의 심리적 기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심리적, 성격적으로 미성숙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동이 처음으로 관계 맺는 대상은 부분 대상으로 어머니의 젖가슴입니다. 유아는 입술 점막을 자극하여 구강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엄마의 젖가슴과 젖꼭지를 통해 엄마와 관계를 맺습니다. 이 부분 대상은 아이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이상적인 젖가슴과 증오와 공포의 대상이 되는 박해적인 젖가슴으로 나뉩니다. 생후 8개월이 되면 유아는 엄마를 전체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즉, 엄마가 좋은 면과 나쁜 면을 모두 지닌 사람이라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초기의 좋은 젖가슴이나 나쁜 젖가슴을 내사하는 것이 초자아 형성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클라인은 초자아가 실제 부모보다는 아이 자신의 본능적인 충동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초자아의 엄격성은 아이가 실제로 자라면서 겪은 엄격한 훈육과는 상관없이 발달하며 아동이 자신의 공격적 충동을 내적 대상에 투사하여 대상을 벌하며 이것이 초자아가 된다고 했습니다.
2. 외부 대상과 내부 대상
대상은 또한 외부 대상과 내부 대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외부 대상은 성장 초기나 현재 아동의 주변에 실재적으로 존재하는 중요한 타인들을 말합니다. 내부 대상이란 아동이 성장 초기에 자신을 돌본 중요한 사람과의 경험으로부터 형성된 심리적 구조의 한 부분으로서 초기 관계의 흔적이 남아서 자신의 성격의 일부분으로 남아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외부 대상과 내부 대상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내부 대상은 외부 대상과 했던 경험의 결과 남은 흔적으로 만들어지고, 현재의 외부 대상을 선택하는 과정이나 외부 대상과의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내부 대상은 현재의 외부 대상에 의해 영향을 받아 수정되기도 하는 상호적 관계에 있습니다.
대상은 반드시 외부의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외부 대상만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내부 대상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3. 중간 대상
대상이 자신의 통제 밖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아동은 그 대상을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공격받은 대상이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머니가 아이의 공격을 보복하지 않을 때, 아이는 무자비하게 대상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는 자신의 환상적 통제 밖에 있는 대상을 신뢰하게 됩니다.
중간 대상은 외부 대상과 내부 대상의 중간 영역에 위치하면서 유아와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대상입니다. 유아가 습관적으로 강하게 애착을 보이는 곰 인형이나 담요, 이불자락 같은 것으로 곰 인형이나 담요는 실제로 곰 인형이나 담요로 인식되면서도 유아가 부여하는 애착관계로 인해 강한 정서를 느끼며 독특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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