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시 고통 줄이는 분만 방법에 대하여

 출산할 때 통증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과정이지만 상당한 고통이 수반되게 됩니다. 출산 시 산모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여러 대안의 분만법이 도입되어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1. 무통분만

  무통분만은 산모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마취를 이용해서 분만하는 방법입니다. 제일 보편적으로 시행하는 무통분만의 시술법은 경막 외 마취로, 산모의 허리 쪽 척추를 싸고 있는 경막 바깥에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고 희석한 마취제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자궁이 3~4cm 정도 열려서 출산 진통이 가장 활발할 때 시술하게 됩니다. 시술 후 감각신경이 느끼는 통증을 완화시키나 운동신경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다리를 움직일 수 있고 의식에도 영향이 없어서 분만 진행을 느낄 수 있고 힘주기도 가능합니다.

 무통분만은 극심한 고통을 경감하여 편안하게 분만할 수 있고 통증 감소로 혈관을 수축시키는 카테콜아민이 감소되어 자궁으로 가는 혈류량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산모의 과호흡으로 인한 태아의 저산소증 등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통분만 자체가 혈압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저혈압 환자나 혈소판 수치가 낮아 출혈 소인이 큰 사람은 무통분만을 하기 어렵습니다. 

 

2. 르부아예 분만 

 르부아예 분만은 신생아의 감각을 고려하여 출산을 덜 충격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먼저 어두운 자궁 안에서 나온 태아를 분만실의 밝은 조명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정감을 주기 위해 분만실을 아기의 형태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둡게 합니다. 아기의 감각 가운데 가장 발달한 것이 바로 청각이기 때문에 분만실 안에 있는 의료진은 조용히 말합니다. 아기가 태어나는 즉시 산모 배 위에 아기를 얹어 엄마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결을 느끼게 해 줍니다. 신생아가 폐호흡에 적응하도록 분만 후 4~5분간은 탯줄을 자르지 않고 기다립니다. 탯줄을 자르고 나서 아기를 천천히 물속에 놓아두어 긴장이 사라지게 한 다음 다시 천천히 건져 올리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르부아예 분만은 프랑스 산부인과 의사인 르부아예가 출산과정에서 산모의 고통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태아를 위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고안한 방법입니다. 르부아예는 오랜 기간 신생아 분만을 도우면서 태아에게 분만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했습니다. 태아는 40주 동안 지내던 엄마의 자궁 안은 어둡고 조용하며 아늑한 양수가 있는 공간에서 갑자기 강렬한 빛과 소리로 불안한 상태에서 산소를 공급받던 탯줄마저 잘리므로 공포와 불안으로 떨게 됩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세상 환경의 충격으로부터 보호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주위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입니다.

 

3. 제왕절개 분만

 제왕절개 분만은 산모의 복부를 절개한 후 자궁을 절개하고 태아를 분만하는 수술법입니다. 제왕절개 분만은 로마시대의 시저가 산모의 배를 가른 후 꺼내졌다고 하여 붙여진 용어라는 설도 있지만 근거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왕절개 분만율이 감소했지만 불임치료로 인해 다태아를 출산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제왕절개 분만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령 출산일 경우 자연분만은 신생아에게 위험합니다. 

 제왕절개에 의한 분만은 산모의 진통을 덜어주고 출산일도 산모가 편한 대로 조정하는 융통성이 있지만 회복기간이 깁니다. 따라서 자연분만으로 출산했을 때보다 더 오래 쉬어야 합니다. 제왕절개 분만은 태아의 머리가 크거나 엄마의 골반이 너무 좁은 경우, 태아 위치 이상 및 전치태반일 경우, 정상적인 분만 진행과정을 넘어서 지연되는 난산일 경우 필요합니다. 또한 HIV 바이러스나 다른 질병으로부터의 감염을 예방하거나 다태아를 출산할 때 제왕절개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라마즈 분만

 라마즈 분만법은 1950년대 프랑스의 산부인과 의사인 라마즈가 자연분만법을 기초로 정리한 분만법입니다. 라마즈 분만법은 호흡법, 이완법, 연상법을 이용하여 산모 스스로 진통을 조절하며 통증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호흡법의 주된 목적은 산소를 체내에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근육 및 체내 조직의 이완을 돕고 또 태아에게도 산소공급을 원활히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통증의 템포와 리듬에 맞추어 호흡함으로써 진통에만 집중하던 관심을 호흡 쪽으로 분산시켜 통증을 덜 느끼게 합니다. 연상법은 즐거웠던 일을 연상함으로써 진통을 경감시킬 수 있고, 이완법은 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긴장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통증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라마즈 분만법은 임신 32~34주부터 매일 꾸준히 해야 몸의 이완이 마음먹은 대로 가능하며, 숙련이 되어야 실제 진통 시 응용할 수 있습니다.

5. 수중 분만

 수중 분만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자연분만법 중 하나입니다. 수중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현대의학에 의해 밀려났다가 1960년대에 러시아의 수영 강사에 의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뒤로 프랑스 위사가 일반인들에게 보급했습니다. 약물 사용을 줄이고 의사가 출산에 개입하는 횟수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여 산모를 욕조의 따뜻한 물속에서 산모자신의 방법으로 아기를 낳도록 유도했습니다. 

 수중 분만은 임산부가 누운 자세가 아닌 앉은 자세로 분만하게 되는데, 앉은 자세에서 골반이 가장 잘 벌어지고 힘을 주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양수와 비슷한 환경이므로 출산 시 태아의 상태가 편안하고 산모 역시 진통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이 줄어들고 자궁수축으로 인한 통증과 불편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질 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산모와 태아가 감염의 위험이 있고, 수중 진통 시 태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앞에서 제시한 분만방법 외에도 그네와 같은 특수 분만대에 앉아 출산하는 분만법인 그네 분만, 공을 이용한 공 분만, 아로마요법을 분만에 적용한 아로마 분만, 지압법을 이용하여 분만 중 진통을 완화하는 경략 분만 등이 있습니다.